여름에는 왜 오히려 찬 기운에 예민해질까요?

더위에 적응해 열을 내보내던 몸이 갑자기 식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더운 환경에서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 쪽 혈류를 늘리고 땀을 냅니다. 땀이 피부에서 증발할 때 몸의 열도 함께 빠져나갑니다.

이 상태로 냉방이 강한 실내에 들어가면 차가운 공기와 바람이 피부의 열을 빼앗고, 피부에 남아 있던 땀의 증발도 빨라질 수 있습니다. 땀에 젖은 옷까지 입고 있다면 서늘함이 더 오래갈 수 있습니다.

즉, 여름이라서 몸속에 한기가 더 많이 생긴다기보다, 더위 속에서 열을 내보내던 몸이 갑자기 차고 바람이 부는 환경을 만나 피부가 빠르게 식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실내 온도라도 겨울보다 여름의 에어컨 바람을 더 차갑고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름철 한기를 더 쉽게 느끼는 상황

• 땀을 흘린 직후 강한 찬바람을 맞을 때

• 땀이나 비에 젖은 옷을 오래 입고 있을 때

• 에어컨 바람이 목·어깨·배에 계속 직접 닿을 때

• 수면 부족이나 과로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 식사를 거르거나 수분이 부족할 때

이런 상황에서는 으슬으슬함과 함께 두통, 피로감, 코와 목의 불편감, 목·어깨의 뻣뻣함, 복부 불편감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냉방병은 하나의 정식 진단명이 아닙니다

흔히 말하는 ‘냉방병’은 냉방 환경에서 나타나는 여러 불편을 일상적으로 묶어 부르는 표현에 가깝습니다. 냉방만으로 생기는 하나의 특정 질병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위 증상들은 감기, 비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성 질환, 빈혈, 갑상선 질환, 열탈진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열이나 심한 기침까지 있는데 무조건 냉방병이라고 생각하고 넘겨서는 안 됩니다.

주하병과는 어떤 관계일까요?

한의학에는 주하병(注夏病)이라는 전통적인 병증 개념이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의 전문용어 설명에서는 주하병을 ‘여름을 몹시 타서 식욕이 줄고 기운이 쇠하여지는 병’으로 풀이합니다. 전통 의서에서는 늦봄부터 여름 사이에 머리가 무겁거나 어지럽고, 다리에 힘이 없으며, 입맛이 줄고 쉽게 피로해지는 양상을 주하병의 범주에서 설명해 왔습니다.

주하병과 흔히 말하는 냉방병은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 주하병은 더위와 습기, 많은 땀, 식욕 저하 등으로 여름철에 기력이 쇠하는 상태를 설명하는 전통 한의학적 개념입니다.

• 냉방병은 찬 실내 공기와 직접적인 바람,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여러 불편을 일상적으로 묶어 부르는 현대의 표현입니다.

다만 실제 생활에서는 두 양상이 겹칠 수 있습니다. 무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고 잠과 식사가 부족해 몸이 지친 상태에서 강한 냉방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피로감, 두통, 식욕 저하, 소화 불편, 으슬으슬함이 함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찬바람을 맞아서 생긴 냉방병’ 또는 ‘더위를 먹은 주하병’이라고 한 가지 원인으로 단정하기보다, 더위 노출과 발한 정도, 냉방 환경, 수면과 식사 상태, 감염이나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한의학 진료에서는 평소 추위를 많이 타는지, 땀이 얼마나 나는지, 갈증·식욕·소화·수면 상태는 어떤지 등을 종합해 개인별로 판단합니다. 주하병은 전통 한의학의 설명 체계이므로 현대의 열탈진이나 특정 감염병과 동일한 진단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생활 속 관리법

• 땀을 많이 흘렸다면 먼저 닦고 젖은 옷은 갈아입습니다.

• 에어컨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풍향을 조절합니다.

• 얇은 겉옷이나 무릎담요로 체감온도를 조절합니다.

•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지 말고 몸이 적응할 시간을 둡니다.

• 갈증이 심해지기 전에 물을 나누어 마시고 끼니를 거르지 않습니다.

• 실내 환기와 냉방기 위생 관리도 함께 신경 씁니다.

이럴 때는 진료가 필요합니다

고열, 숨참이나 호흡곤란, 가슴 통증,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 실신, 반복되는 구토, 심한 탈수가 있으면 단순한 냉방 불편으로 여기지 말고 신속히 의료기관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여름철 한기는 단순히 에어컨 온도 하나의 문제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더운 바깥에서 땀을 흘린 상태, 젖은 옷, 직접 닿는 찬바람, 수면과 식사 상태가 함께 영향을 줍니다.

몸을 무조건 덥게 하기보다는 급격한 환경 변화와 직접적인 찬바람을 줄이고, 증상이 지속될 때는 다른 원인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자료: CDC·NIOSH 체온조절 및 땀 증발 자료, 국립국어원 온용어 ‘주하증’, 한국전통지식포탈 ‘주하병’

작성과 검토

기존 네이버 블로그 글의 핵심 내용을 홈페이지에서 문단 구조와 읽기 흐름에 맞게 다시 편집했습니다. 제도와 의학정보는 확인일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관련 블로그 편집판 보기